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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강제 이주 70주년 맞아 다양한 행사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1-28 00:00:00조회568회

고려인 강제 이주 70주년 맞아 다양한 행사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고려인 강제 이주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올해는 연해주 지역에 살던 고려인이 1937년 스탈린의 명령으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하게되면서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퍼진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고려인은 현재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10만명과 20만명이 거주하는 등 독립국가연합(CIS) 전역에 50여만명이 살고 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협회'(회장 최유리)는 11일 강제 이주 이후 70년 동안 고려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룩한 성과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총 13가지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행사는 앞서 지난해 9월 협회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우선 전체 고려인 계층과 중년 세대를 위한 행사로, 협회는 카자흐 국립 고려극장과 함께 '소수민족이 걸어온 길'이란 제하의 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중적 성격을 띤 이 프로그램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카자흐내 15개 도시에서 실시된다.

   오는 8월엔 제1차 국제한국가요축전인 '아리랑'이 CIS 국가들과 여타 외국 성악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카자흐 옛 수도이자 카자흐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열린다.

   협회는 또 '버추얼' 박물관에 카자흐 땅에서의 고려인 거주 역사, 고려인의 성과 등을 수치로 제시하는 행사도 마련한다. 카자흐 거주 고려인들에 대한 기록영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화면에는 카자흐 거주 고려인의 역사, 이들의 업적 등이 담긴다.

   기성세대 고려인들을 위한 행사들도 마련된다. 협회는 '추억'이란 행사를 통해 카자흐 전역에서 현존하는 강제 이주 당시 고려인들을 찾아내 그들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기념품이나 상금도 수여한다.

   협회는 자체 웹사이트내 정보와 인터넷 자료를 이용해 선조들의 생활양식을 연구하는 '뿌리찾기' 행사도 준비중이다. 특히 카자흐 발전에 기여한 고려인들의 명단을 작성, 카자흐 정부에 국가표창을 추천하는 행사도 벌인다.

   마지막으로 고려인 청년들을 위한 행사로, 협회는 카자흐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김일수)과 함께 고려인 대학생과 연구원들을 상대로 경연대회를 벌여 장학금을 수여한다. 이 대회는 9년째 진행되고 있는데, 강제 이주 70주년인 올해엔 장학금액이 늘어난다.

   5년째 계속되는 고려인 학생들의 콩쿨인 '어린 리더'도 올해 진행된다. 콩쿨을 통해 가장 재능있는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자라나는 고려인 세대에게 애국심, 고려인의 역사 및 문화를 알려줄 목적을 지닌 '카자흐스탄은 나의 조국'이란 제하의 글짓기 대회도 열린다.

   강제 이주 70주년 행사를 총정리하는 '경축회의와 갈라 콘서트'도 준비된다. 경축회의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과 외국 주요 인사들이 초청되고, 회의 말미에 콘서트가 열린다.

   한편 카자흐 주재 한국대사관도 강제이주 70주년과 관련해 전시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카자흐 한인사회도 행사준비에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yct9423@yna.co.kr    2007년 1월 11일

 

<알마티 리포트> ④ 강제이주 70주년 맞는 고려인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내년은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이다.

   옛 소련 스탈린 시절인 1937년 9월21일부터 11월15일까지 연해주에 정착하며 때론 독립운동도 벌였던 고려인들은 카자흐스탄의 허허벌판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이들은 구한말시절 학정과 기근에 못이겨 옮겨가 70여년간 정착해온 연해주의 정든 땅에서도 내쫓겨 러시아의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이곳으로 이주당했다. 1860년부터 1937년까지 연해주에 정착해온 17만여명은 이주과정에서 추위와 홍역 등으로 어린이의 60%를 잃기도 했다.

   스탈린의 강제이주 결정의 명분은 연해주에서 한인들에 의한 간첩행위 근절이었다. 당초 연해주 이민자들은 순수한 농민들이 주를 이뤘으나 정치적 망명객들이 유입되면서 독립운동에 활발하게 가담했다. 이 지역 의병 참가자는 7만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해주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항일독립운동가로는 홍범도 장군을 꼽을 수 있다. 한반도에서 맹활약한 후 연해주로 무대를 옮긴 홍 장군은 항일의병군 총대장으로 대활약해 훗날 모스크바에서 레닌에게서 권총을 선물로 받기도 했을 정도로 당시 소련 정부도 인정해준 인물.

   그러나 홍 장군도 결국 강제이주 열차에 몸을 실어야만 했고 이후 카자흐의 시골 크즐오르다 조선극장 경비로 지내다가 광복을 두 해 앞둔 1943년 10월 7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역사 속에 감춰진 홍 장군의 공로와 행적이 밝혀지면서 그는 항일독립투쟁사에서 최고의 민족영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홍 장군 외에도 `단지회(斷指會)'를 결성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도 연해주를 주무대로 삼았다. 계봉우, 장도빈, 강상진, 김규면, 김경천, 이범진, 이동녕, 이동휘,이상설, 신채호, 이위종, 최봉설, 최재형 선생 등도 연해주에서 활동했다.

   고려인들은 강제이주의 쓰라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력과 끈기, 근면성으로 소련 전역의 '노력영웅' 1천200여명중 750여명을 배출해 현지인들의 뇌리에 `우수민족'으로 각인됐다. 이런 점은 우리 기업의 중앙아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고들 한다.

   고려인들은 현재 카자흐 10만명, 우즈벡 20만명 등 독립국가연합(CIS) 전역에 약 55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1991년 12월 소련해체로 CIS 국가들이 잇따라 독립하면서 국가 고유의 언어 사용 등 민족주의 정책을 써 상당수의 고려인이 중앙아를 떠났다. 일부는 조상이 살았던 연해주로 되돌아가거나 러시아 본토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지크의 경우 대부분의 고려인이 떠났고, 우즈벡 거주 고려인도 많이 이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연해주 재이주자의 주류는 타지크와 우즈벡 출신이다. 여타 지역 고려인들은 대부분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고난 근면성과 실력으로 중앙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한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은 고려인들은 기념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CIS국가중 가장 급성장중인 카자흐의 고려인들은 남북한 동시방문을 사상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 고려인협회 최유리(58) 회장은 고려인 1세 노인과 2-3세 정치인,예술인, 기업인 등 150명이 내년 9월 전세기를 이용, 카자흐를 출발해 평양을 거쳐 서울을 방문하는 행사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남북한 방문 일정을 9월11일부터 1주일로 잡고 있다는 최 회장은 "스탈린은 고려인들을 불모지에 내다 버렸지만 끝까지 생명을 부지하면서 오늘날 성공한 민족으로 거듭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려인들은 또 내년 10월엔 남북한 예술단과 인기가수, 전 러시아 고려인 예술단, 세계 재외동포 예술단 등 문화 예술인 1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화합의 축제를 알마티시에서 열 계획이다.

   한국 정부차원의 지원도 줄을 잇고 있다. 한명숙 총리는 지난 9월 한국 총리로선 처음으로 우즈벡과 카자흐를 방문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고려인 등 재외동포의 국내 방문 및 취업 기회 확대를 골자로 한 방문취업제 도입 방침과 고려인 독거노인을 위한 양로원 건립계획(우즈벡) 등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특히 우즈벡 방문기간에 구한말 항일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왕산 허 위(旺山 許 蔿.1854~1908) 선생의 장손녀 허로자(80) 할머니를 만나 올해 추석연휴에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허 할머니는 이를 수락해 방한기간에 할아버지 묘소가 있는 경북 구미를 찾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