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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가요 채록한 시인 김병학씨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8-02 00:00:00조회6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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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강영국기자 =

30일 오후 인사동 한정식당에서 열린 '재소 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채록, 편저를 맡은 김병학 시인이 두권의 책을 선보이고 있다.

 

"고려인 가요사와 강제이주사, 언어변천사 보여줘"

'재소 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는 고려인 음악가 한 야꼬브씨의 채보와 편곡,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김병학 시인의 채록과 편저, 김준태 시인의 기획으로 출간되었다.
 

 

=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녹음된 노래를 수백번 듣고서도 뜻을 몰랐던 적이 많았어요. 러시아 어 영향을 받아 언어도 변화를 겪은 것이지요. 고려인의 70년 애환이 담긴 가요가 현지 후손들에게도 계속 전해졌으면 합니다."

 

고려인이 부르던 가요를 채록해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전 2권)를 엮은 시인 김병학(42)씨가 30일 낮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책은 고려인 작곡가 한 야꼬브(64) 씨가 2002년 처음 구상한뒤 현지 창작문화단체 '오그늬람빠'(대표 최 따찌야나)의 도움 등으로 2004년 여름부터 2005년 봄까지 카자흐스탄의 고려인촌을 돌아다니며 가요를 수집한 데서 시작됐다.

 

2005년 9월부터 작업에 합류한 김씨는 가사의 편집과 교정을 담당했고, 한씨는 김씨가 녹음 테이프를 듣고 가사를 정리해 넘겨주면 이를 바탕으로 편곡작업을 했다.

 

이렇게 정리된 가요에 김씨가 1938년부터 2003년까지 '레닌기치'에 실린 가요를 추가로 찾아내 두 권의 책에 총 568곡의 고려인 가요가 실리게 됐다.

 

김씨는 "1992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해 한글학교 교사, '고려일보' 기자 등으로 일하면서 고려인 작곡가 한씨와 연이 닿게 됐다"며 "테이프 10여 개에 실린 가요 가사를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우리말도 아니고, 러시아어도, 사투리도 아닌 말이 많아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왜생겸'이라는 가요 제목은 김씨가 고민을 거듭하고 고려인들의 의견을 구한 끝에 "이 세상에 왜 생겨났는가"라는 뜻임을 알게 됐다.

 

책에 실린 가요는 고려인들이 겪은 애환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남선이 작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 창가에 곡을 붙였다는 '망향가'에는 고향을 떠난 아픔이 묻어있다.

 

"고국산천을 떠나서 수천리 타향에/ 산 설고 물 선 타향에 객을 정하니/ 섭섭한 생각은 고향뿐이요/다만 생각나노니 정든 친구라"

 

고려인들의 아리랑으로 불린다는 '망향가' 외에도 노동요 '씨를 활활 뿌려라', 사랑의 노래로 유명한 '동철씨' 등 가요를 통해 고려인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김씨는 "책에 실린 가요 가운데 고려인이 창작한 가요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북한 노래나 구한말 민요, 러시아 노래를 번역한 것이 많다"며 "정확한 우리말로 부른 노래로 CD를 만들어 고려인 후손에게도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뒤 현지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고려인 가요 작곡가와 작사가, 가수 연보도 실렸다.

 

문화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이 책을 펴낸 한국문학평화포럼은 창작문화단체 '오그늬람빠'와 함께 10월2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오페라극장에서 출판기념회 및 노래 공연을 갖는다.

 

행사에는 문학평화포럼의 고은 명예회장, 임헌영 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고려인 가수와 중앙아시아각 민족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책에 수록된 대표적 노래를 우리말로 부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