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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들 취업위한 한국行 쉽지 않은 사연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8-20 00:00:00조회497회

고려인 대상 한국방문취업 신청자 수 저조

= (모스크바.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남현호 특파원 =

 

"한국말을 못하는데다 일자리도 없다는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거주하는 고려인 남모(36)씨는 "카자흐 경제가 급성장중이어서 일자리가 많은 편인데 한국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취업하러 한국에 간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며 한국 정부가 옛 소련 동포들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방문 취업제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중국 및 옛 소련지역 동포들에 대한 차별 해소 및 포용 정책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만 25세 이상 동포들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경우 5년 유효, 1회 최장 3년 체류할 수 있는 복수 사증을 발급, 한국에 입국해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안된데다 익히 알고 있는 동포들조차 선뜻 한국대사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에 연고가 있는 경우 친인척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연고가 없는 동포들은 자신이 고려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해당 국가로부터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국가들이 통상 그렇듯 허술한 행정 시스템과 관료주의로 서류 한 장 받는데 수개월을 허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사리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은 언어 때문이다.

실제 한국 정부도 이 점을 감안, 중국 동포들처럼 방문 취업을 희망하는 무연고 고려인 모두에게 한국어 능력 시험을 치르게 하려던 계획을 바꿔 고려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우즈베키스탄만 한국어 시험 능력을 치르도록 했다.

대부분의 고려인들이 한국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 한국에 들어가더라도 정상적인 취업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어시험 응시신청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즈벡 거주 젊은 고려인들의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은 카자흐나 러시아로 취업을 나간 것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인들은 한국도 실업난이 심각한데 한국에서 취업교육을 이수한다고 해도 소위 돈벌이가 될만한 자리는 구하기 어렵고 결국 공사장이나 식당 등을 전전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신청을 미루고 있다.  

모스크바 고려인협회 바실리 최 회장은 "21일이 고려인 강제 이주 70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고려인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준 것은 잘한 일이지만 한국도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 것으로 알고 있고 이미 이곳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사람도 많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 가서 고생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한 듯 방문 취업 신청 마감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신청자 수는 법무부에서 국적별로 정한 할당 인원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따라서 신청자가 많은 경우 실시하려고 했던 컴퓨터 추첨도 별 의미가 없게 됐다.

러시아의 경우 2천500명이 할당됐지만 비자를 받은 16명의 연고 동포 숫자를 포함해도 채 100여명이 되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무연고 고려인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대상자 쿼터는 1천350명이나, 한국대사관이 지난 6월24일부터 두달 가까이 신청을 받은 결과 지난 15일 현재 60여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카자흐 주재 한국대사관이 관할하는 키르기스스탄도 쿼터 800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10여명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대기자가 많아 금품을 노린 브로커까지 생겨나고 있는 중국과는 사뭇 다른 얘기다.

이에 대해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거주 고려인들은 사실 고국과 50년 이상 단절된 상태로 살아와 연고도 없는 한국에 1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무작정 간다는 것에 심리적 부담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방문취업제에 대해 카자흐나 키르기스내 고려인단체, 언론매체 등을 통해 홍보는 해왔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고려인들까지 전파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연해주나 사할린쪽 고려인들이 9월 마감전 한꺼번에 신청서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포들을 상대로 방문취업제 홍보 활동을 계속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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