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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강제이주 70년] (10)재정착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10-07 00:00:00조회578회

연해주 재이주 알릭 최씨 "희망 찾아 돌아왔습니다"

고려인 3세 알릭 최(52)씨는 작년 8월 고향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연해주로 '재이주'해 우수리스크 주변 마을인 순야센에 정착했다. 그에게 연해주는 70년 전 부모님 세대가 눈물을 흘리며 떠나야 했던 마음의 고향이다. 부모님들은 타슈켄트 근교의 김병화 농장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그를 포함한 4남매를 키웠다.
그가 '재이주'를 선택한 것은 이젠 우즈베키스탄에선 사라져 버린 '희망'을 찾기 위해서다.

최씨는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한 뒤 소련 시대에는 없었던 민족차별이 시작됐다. 관공서에서는 러시아어 대신 우즈베키스탄어를 사용하라고 강요했고 자식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갔다"고 재이주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우리 민족끼리 모여서 오순도순 살 수 있다는 것'도 재이주의 매력이다. 우수리스크는 재이주한 고려인이 많은 지역으로 그의 집 주위에만 40가구의 고려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최씨는 "우리 민족은 뭉쳐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김병화 농장에서 일했었는데 그 때의 성공사례를 마음 속 깊숙이 담고 있다"고 말했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야채 재배가 그의 전문분야이지만 이주 첫 해였던 지난 1년간은 그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러시아 공민증 발급이 늦어진 데다 거주지 등록(타국적자의 거주 허가)도 못해 농사를 잘 짓고도 수확한 채소를 시장에 내다 팔지 못했기 때문이다.

"힘들여 재배한 채소가 썩어가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며 고개를 떨어뜨린 그는 "하지만 조만간 공민증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10월경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던 친형이 이웃으로 이사를 와서 함께 농사를 지을 계획인 만큼 내년 농사는 문제없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릭 최씨처럼 1990년대 중반 이후 우수리스크 주변 마을로 재이주해 온 고려인들은 2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재이주 고려인들에 대한 지원은 동북아평화연대(동평)나 세계청년봉사회(코피온) 등 민간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동평은 아름다운가게, 사회연대은행 등과 함께 연해주 고려인 농업지원 캠페인 희망본부를 만들어 무이자 신용대출과 주택 보급 등 '7070 프로젝트'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농업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동평 소속 자원봉사자인 김환수(47)씨는 "주민들이 연해주로 재이주한 것은 중앙아시아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아직은 농사로만 자립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재이주 인구가 늘고 이 지역 농법에 익숙해지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이들이 새 보금자리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