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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강제이주 70년] (16)좌절딛고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10-07 00:00:00조회525회

공군중장 출신 사업가 알렉산드로비치 나씨

카자흐스탄 공군 고위 장성 출신인 고려인 알렉산드로비치 나(59)씨는 중앙아시아 최대 도시인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시에서 촉망받는 중소기업체인 '아비아 레몬트'사(社)의 부회장이다. 이 회사는 알마티에서 가장 큰 헬리콥터 정비공장으로 90년대 말 제대한 그는 이 회사를 공동설립해 중견 업체로 성장시켰다.
"아버지는 나가이(나씨)고 어머니는 마가이(마씨)"라고 서툰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연해주의 수찬시에서 있다가 1937년 강제이주돼 카자흐스탄으로 온 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랐다.

1967년 공군장교로 입대한 뒤 러시아 공군과 카자흐스탄 공군을 거치며 30여년간 군생활을 해온 그는 고려인으로는 드물게 중장까지 진급한 뒤 전역했다.

그는 "한국말은 다 잊었지만 그래도 밥과 국, 김치 등 식습관은 잊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사회가 고려인을 차별하지 않은 덕분에 높은 계급까지 올라갈 수 있었고 제대 후 사업체도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최근 헬리콥터 정비 외에 직접 헬리콥터를 제조해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그는 "3~4년 내에 헬리콥터 제조공장을 설립해 생산과 판매, 수리, 공급 등 헬리콥터에 관한 모든 것을 함께 다룰 수 있도록 회사를 키우는 게 목표"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중앙아시아 최초의 헬리콥터 제조 회사가 될 것"이라고 야심을 밝혔다.

군인이라는 특수 신분 탓에 남한과 북한 모두 한 차례도 방문해본 적 없는 그에게 '조국'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장교학교 시절 봤다는 평양 서커스단의 공연 이야기를 들려줬다.

"같은 고려인이라 흥분도 되고 기분도 좋아서 공연을 보러 갔지만 말이 안 통해 (서커스단원들과) 아무 말도 나누지 못했어요.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가 결국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나는 고려인의 피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태어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기서 살아가야 한다'는 게 바로 조국에 대한 고려인 대부분의 솔직한 마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