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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로 간 새마을운동,옛 명성 되찾아줄까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8-12-07 00:00:00조회6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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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대한민국 '새마을'이 실크로드의 나라인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잘 살기 운동'을 위해 본격 팔을 걷고 나섰다.

새마을회는 국내 사업의 한계를 넘어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사는 지구촌 건설'을 위해 낙후된 저개발국에 새마을의 발전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우즈벡은 몽고, 필리핀, 캄보디아 등과 함께 새마을회가 해외사업을 위해 선택한 13번째 국가다.

◈새마을운동, 실크로드의 나라 우즈벡에 가다

인천공항에서 7시간여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우즈벡의 수도 타슈겐트 국제공항.

실크로드의 나라 우즈벡의 관문에 도착한 설레임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새마을을 맞이한 건 공항 세관직원들의 '위압적인' 검열이었다.

이들은 우즈벡 주민들을 위해 준비해온 겨울 옷가지며 기념품들을 마구 풀어헤치며, '당신들이 이 물건들을 팔 목적으로 들여오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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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를 통해 방문목적과 행사일정, 행사내용 등을 설명했지만 세관직원들은 막무가내였다.

고려인 3세 가이드인 김이글(37) 씨는 "이 나라는 경찰국가다. 아마도 한국의 70년대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며 "우즈벡은 깡패가 무서운 게 아니라 경찰이 가장 무섭다"고 귀띔했다.

결국 1시간여의 실랑이 끝에 세관직원은 귀찮다는 듯 새마을 일행을 공항 밖으로 나보내줬다.

실크로드의 나라 우즈벡의 첫인상은 그랬다.

◈경기도새마을회, 타슈켄트 고려인 마을에 '잘 살기운동' 보급

경기도새마을회(회장 리출선)가 우즈벡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 경제, 사회상황이 우리나라 70년대와 비슷한 면이 많은데다 고려인 1~4세가 대한민국의 맥을 이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새마을회는 우즈벡의 수도 타슈겐트 유코리치크칙군 야사비마을을 새마을운동의 첫 사업지로 선정하고, '하면된다'는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고려인 3~4세가 대부분인 야사비마을이지만 이 곳 지자체와 주민들은 사업과정에서 '잘 살기운동'의 새마을정신 보다는 일방적인 물질적 지원을 요구해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경기도새마을회는 야사비마을을 우즈벡의 새마을시범마을로 육성하기 위해 올 해 2천만원을 지원, 1차 사업으로 마을진입로 포장공사와 버스정류장정비, 하천정비 등 마을환경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잘 살기운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신개조에 앞서 주민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지하수 펌프 교체와 물탱크·상수저장소 청결작업 등 공동상수도 복원사업, 2010년 가스파이크 교체작업, 2011년 마을문화회관 리모델링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도새마을회는 일방적이고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중장기적인 정신개조가 동반돼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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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새마을회는 지난 11월26일 우즈벡 타슈켄트 유코리치크칙군 야사비마을에서 유코리치크칙군과 우즈벡 고려문화협회 등과 가진 협약서 체결에서 '2008~2011년까지 매년 2천만원을 들여 마을환경개선 사업 및 공동사업, 소득증대사업, 의식개혁사업 등을 추진하돼 유코리치크칙군이 총 사업비의 30%를 부담하도록 했으며 물자와 장비, 인력 등을 제공해야한다'고 명시했다

또 고려인문화협회는 사업의 전 과정의 자금 집행과 모니터링을 실시해 결과물을 경기도새마을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리출선 회장은 협약식에서 '새마을길 포장공사 준공식'에서 "대한민국의 새마을은 다만 안내자일 뿐 궁극적으로 주민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며 "야사비마을 주민 모두가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을 실천해 우즈벡에서 가장 잘 사는 마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인 3~4세, 새마을운동은 '희망운동(?)'

경기도새마을회와 우즈벡 유코리치크칙군, 우즈벡 고려문화협회가 함께 한 이날 행사에는 마을주민 고려인 3~4세 100여명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서 온 나라 국민들을 열렬히 환영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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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말과 언어는 달랐지만 고려인 3~4세에게는 분명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전쟁의 폐허와 빈곤에서 해방시키는데 일조한 새마을운동이, 이제는 조국이 된 이국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데' 숨통을 열어줄 '희망운동'으로 인식하는 듯 보였다.

유코리치크칙군 보르티크 로프샨느 무시노비츠 군수도 "한국을 잘 사는 나라로 만든 '새마을운동'에 대해 큰 기대와 열망을 갖고 있다"며 "고려인촌인 야사비마을을 시작으로 우즈벡의 모든 마을에 새마을운동이 보급돼 성장모델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갈 길 먼 우즈벡 새마을사업…도로포장 부실공사에 '한숨'

하지만 실상은 기대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협약서 체결식과 현지인에 대한 명예 새마을지도자 위촉장 수여식에 이은 새마을길 포장공사 준공식과 현판식에서 경기도새마을회 관계자들은 실망과 회의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가로 4m x 길이 40m의 마을 진입로 아스팔트 포장은 얼핏 보기에도 부실공사 그 자체였고, '새마을' 로고가 새겨진 '현판'도 볼품없기 짝이 없었다.

 

2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여됐다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창피한 수준이었다.

우즈벡의 한 한인회 관계자는 "도로포장보다는 하우스 농법 등 먹고사는 기술을 알려줘야 한다"며 새마을사업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새마을회 김대기 부장은 "이것이 우즈벡의 현실이며 새마을사업의 시작이다. 보이지않은 것은 믿고 따르려하지 않으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 우리 시각과 수준으로 이들을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우즈벡의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초창기 새마을운동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즈벡, 새마을 해외사업의 새로운 '시험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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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정신과 사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1970년 대한민국의 상황과 비슷한 우즈벡이지만 개발독재에서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추진된 우리나라와 달리 우즈벡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는 사뭇 차이가 있었다.

결국 새마을의 해외사업의 성패 여부가 달린 주민들의 의식개혁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난제와 난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우즈벡이 새마을운동에 성공해 실크로드의 옛 명성과 부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새마을 해외사업의 새로운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