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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고려인 70년만의 '재회'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10-03-21 00:00:00조회5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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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 우즈벡 고려인 70년만의 '재회'

 

우즈벡 전통 설날인 '나브루즈(Navruz)'를 맞아 지난 20~21일 우즈벡 유학생회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가졌다.

첫 번째 팀은 수도 타쉬켄트에서 약 40분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어린이와 어른들들 위해 지어진 요양시설인 '이크'에 방문했고 내가 속한 두번째 팀은 수도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있는 시온고라는 고려인들 마을에 있는 '아리랑 요양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한국 정부가 무료로 운영하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독거노인을 위한 시설로 지난해 12월31일 무려 7월만에 우즈벡 법무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올 1월11일부터 입소가 시작됐다. 현재 약 40명의 노인분들이 보살핌을 받고계신다.

봄의 정취가 가득한 우즈벡 시골길을 넋놓고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요양원에 도착했다. 어리둥절함과 이런 시골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지어져있는 것을 보고 탄성을 절로나왔다.

요양원에 들어가기 앞서 우린 흔히 볼수없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를 자랑하는 소나무가 심어져있는 아담한 앞마당에서 이 요양원의 뜻깊은 취지와 스탈린시대 행해진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약 30분가량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안으로 들어갔다. 요양원 중앙현관에는 한국의 절경이 찍힌 사진들과 고려인화가의 그림이 걸려있고 한국에서 보내온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이 가득 들어있는 장식장이 놓여져 있었다.

그렇게 다시 원장님의 안내를 받으며 요양원안을 돌아봤다. 요양원은 2층건물로 'ㄷ'자 모양을 하고 있고 각층에는 2인1실로 할아버님, 할머님들의 방이 있다.

그리고 진료실, 치료실, 상담실, 체육실, 공부방, 주방, 세탁실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갖춰져있다. 모든 재료 하나하나가 화장실 변기까지도 한국에서 공수해온 것들이 기때문에 작은 한국에 있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천천히 건물안을 둘러보던중 고향의 봄을 부르고 계시는 할머니들을 만났다. 오랜세월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얼굴들.. 우리내 할머니와 다를것이 없는 모습이다. 강 제이주 1세대이기때문에 고려말을 아직도 잊지 않고 계신분들이 많아 어려움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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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어린 손주같은 우리들을 보고는 누구 할것없이 친손주,손녀처럼 아끼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그리고는 고향의 봄을 합창하면서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실 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셨다.

그에 우리는 원장님께 지도 받은 안마기술로 할머니들의 굳은 어깨를 주물러 드렸다. 할머님들을 됐다고 손사레 치셨지만 이내 흡족한 미소를 띄고 안마를 받으셨다.

그렇게 할머님들을 뒤로하고 2층을 둘러보고 내려온 1층은 할아버지들의 방이 있는 곳이었다. 마침 할아버지들도 모여않아 TV도 보시고 담소도 나누고 우즈벡 장기도 두 고 계셨다. 우리 학생들을 보고 놀라움반 반가움반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시고 이것저것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리고 원장님으로부터 전수받은 특급 안마기술을 할아버지들께 발휘해 칭찬도 받았다.

사실 이곳은 허가를 받고 노인분들이 입소하기까지 그리 쉽지않은 여정이었다. 우즈벡 정부는 7개월 간 허가를 내주지않아 우리정부를 애가 타게 만들었고 70년동안 조국와 민족에게 외면받던 고려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이곳에 들어오기까지..하지만 지금 이곳은 중앙아시아의 자랑이자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원장님 말씀을 인용하자면 그동안 고려인들사이에서 좋지 않던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이미지가 이런 좋은 일로 점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곳엔 40명의 노인분들밖에 없지만 이분들이 자녀들에게, 그 자녀들이 주위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잊혀져있던 고려인들과 우리국민들이 한 핏줄임을 다시금 떠올리고 70여년간 잊고 살았던 조국과 민족을 되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