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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취업비자제도 올해 시행어려워

작성자서울신문작성일2006-08-09 00:00:00조회517회

방문취업비자제도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고용허가제) 개정안이 민생 법안에 밀려 통과되지 못해 올해 시행어려워

[서울신문]러시아 동포 3세 강은혜(25·여)씨는 중국 동포 3세인 남편 김성진(31)씨와 2년째 생이별 중이다.1997년 연해주에서 만나 결혼한 뒤 아들 진규(6)를 낳았다. 형편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 할아버지 고국에서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한국행 비자받기가 러시아보다 중국이 어려워 남편은 중국에 두고 진규와 함께 2004년 먼저 국내로 들어왔다. 관광비자로 석달마다 한번씩 연해주를 오가며 충북 충주의 한 식당에서 매달 100만원씩 벌고 있다.


남편은 올초 한국에서 방문취업비자(H-2)를 발급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제도 시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7월초 시행된다던 제도는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강씨와 진규는 매일 전화 목소리로 남편과 아빠를 그리워하며 애만 태우고 있다.


중국과 옛소련 동포들에게 자유로운 고국 방문과 취업을 허용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초 시행 예정이던 방문취업비자(H-2) 발급 제도가 늑장 걸음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비자를 발급받아 고국에서 떳떳하게 일하기 위해 자진 출국까지 했던 중국·옛소련 동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주의 한 찜질방에서 3개월 초청 비자를 받고 일하던 우즈베키스탄 동포 김안드레(35)씨는 비자가 만료된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으로 자진 출국했다. 찜질방에서 일을 잘 한다며 다시 3개월 초청장을 받게 해준다고 권유했지만 거절했다. 한국어 시험 등을 거쳐 방문취업비자만 받으면 5년 동안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으며 최장 3년까지 국내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국에서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이 늦어지면서 김씨는 결국 재입국을 포기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초까지 자진귀국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옛소련으로 돌아간 동포는 모두 1만 3000여명.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방문취업비자로 재입국을 원하고 있다. 제도 시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방문취업비자 제도 시행과 연관된 법률인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고용허가제) 개정안이 민생 법안에 밀려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과 외국적동포과 관계자는 “동포라고 해도 일단 외국인이다 보니 고용허가제 특례규정에 의거해서 출입국 문제를 정할 수밖에 없다. 국회 통과만 됐다면 시행 시기를 예정대로 할 수 있었지만 당분간은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법안심사를 받는다고 해도 상임위를 거쳐 법사위, 본회의 통과와 시행령이 만들어져 시행되기까지 보통 3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행은 내년 초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인돕기운동본부 박정렬 사무국장은 “3개월 초청 비자로 어렵게 고국을 오가던 중국·옛소련 동포들에게 방문취업비자는 획기적인 제도로 이들은 한국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정부가 공식 발표로 적절한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준석 이재훈기자 hermes@seoul.co.kr

 

2006년8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