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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민족적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작성자한겨레신문작성일2007-01-28 00:00:00조회605회

우리시대 ‘민족적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방송사들 ‘역사·공존’ 주제 8·15 특집다큐 다양한 접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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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송사들의 8·15 특집 다큐멘터리는 우리 시대 민족과 역사를 화두로 한 다양한 의식과 움직임을 담았다.

한국방송 〈케이비에스 스페셜-야스쿠니와의 전쟁 제1편 야스쿠니와 세 여자〉(8월13일 저녁 8시)는 야스쿠니에 합사된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싸워온 한국인 이희자, 전범 도조 히데키의 손녀 도조 유우코, 야스쿠니의 존재와 의미에 전투적으로 대항해온 대만 국회의원 가오진 쑤메이 등 3명이 서울에서 만나도록 주선했다. 그중 가오진 쑤메이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대만 원주민 2만8천명의 영혼을 돌려달라는 투쟁을 해오면서, “야스쿠니 참배는 위헌이다”라는 일본 판결을 끌어내는 데 큰 공을 세웠던 여성이다. 이호경 피디는 “8월15일 세 여성이 야스쿠니 앞에서 다시 만나는 광경을 20일에 2편으로 방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에스비에스 스페셜〉 팀도 판이한 두 사람이 서울에서 만나는 광경을 포착했다. 13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일본 청년 아오키의 끝나지 않은 전쟁’(사진)에서는 ‘대일본민족주의자동맹’이라는 우익단체 회원 아오키 신이치와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무라야마가 격한 토론을 벌이는 광경이 나온다. 일본 외무성 앞에서 할복을 시도했으며,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교육칙어를 주문처럼 외우는 아오키는 전쟁 경험을 온전히 공유하지 못한 일본 젊은이들을 대변한다.

난징학살 생존자와 다케시마 수호 연합 회원의 엇갈린 주장처럼 좌우익의 커다란 편차가 공존하는 것이 일본의 모습(교육방송 〈일본의 우경화 그리고 평화헌법〉, 15일 밤 11시55분)이라면,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14일 낮 3시에 방송하는 문화방송 8·15 특집 다큐멘터리 〈한국인의 조건>(가제)은 조국에 외면당하고 100년을 타국에서 떠도는 고려인들을 다룬다. 프로그램은 지난 7월18일 허위 의병장의 손자 허 게오르기가 비로소 한국 국적을 받는 장면에서 우리 민족주의의 미래는 ‘조건 없는 포용’이어야 한다는 바람을 비춘다.

13일 〈엠비시 스페셜-뉴 자이니치 양방언〉(13일 밤 11시30분) 편에서는 자이니치, 한국계 일본인을 조명한다. 전연식 피디는 “광복 후 세대가 바뀌면서 민족적 패러다임도 달라졌다”며 “재일동포 2~3세대를 통해 새로운 민족의 정체성, 삶의 문제를 규명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총련계 아버지와 민단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음악가 양방언은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전역을 포괄하는 삶을 지향한다. 일국의 민족주의로부터 벗어나 아시아를 향하는 것, 이것이 그가 대표하는 새로운 세대의 모습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