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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재정착과 국적회복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10-01 00:00:00조회592회
재이주 정착촌 '우정마을' 前이장 발레리 강씨
(우수리스크<연해주>=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만약 고려인에게 강제이주가 없었다면 오늘날 연해주 일대는 눈부시게 발전했을 것이다. 현재 이 지역에 재정착해 사는 4만여 명의 고려인이 그런 가정을 현실화해 가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인근의 달디쿠르간주의 고려인 마을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 발레리 강(48)씨는 돔스크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직장생활을 하다가 양계사업에 나섰다.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 강씨의 사업은 급격히 퇴보하기 시작했고, 자녀 교육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자흐 정부가 카자흐어를 국어로 채택하고, 학교에서 러시아어 대신 사용케 한 것이다.
강씨는 과감히 짐을 싸서 우수리스크시 라즈돌리에 촌으로 이주했다. 이곳은 소련 군인들이 쓰던 막사였는데, 그가 책임을 맡아 관리하면서 고려인들이 이주해왔다. 그러던 중 그는 인근 마을에 대한주택공사(당시 사장 박길훈)와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연합해 만든 기금으로 재이주 정착촌 460가구를 건설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건설업체들이 어려워지면서 이 사업은 유명무실해졌고, 정착촌 건설을 처음 계획했던 박길훈 사장이 홀로 남아 현재의 31가구인 '우정마을'을 건립했다.
강씨는 1998년 이 마을에 입주해 터를 잡았다. 이장을 맡아 한국 내 시민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와 함께 고려인의 재정착을 지원한 그는 현재 우수리스크시에 건축자재 회사를 설립해 콘크리트 벽돌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우정마을 뿐 아니라 인근 크레모바나 순야센 등 정착마을에 자리를 잡은 고려인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과거 선조들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애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줘 한국말을 할 줄 안다.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한다면 그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재정착은 후손에게도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강씨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남쪽 어딘가에서 태어나 연해주로 이주했고, 아버지는 하산 바시에트에서, 어머니는 우수리스크에서 태어나 각각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됐다가 카자흐스탄에서 만나 결혼했다.
5남매 중 누이를 제외한 4형제가 현재 연해주로 이주해 재정착했다. 아들만 3명을 두고 있는 강씨는 "우리는 고려사람이니까 우리 문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거기(카자흐스탄) 살 때도 우리 풍습을 지켰다"며 "자식에게 이 점을 늘 주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