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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그리고 눈물의 땅 우슈토베까지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8-30 00:00:00조회600회
지금으로부터 70년전인 1937년 9월 구 소련의 극동지역인 연해주에 살던 우리 동포 18만여명이 하루 아침에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는 참극을 겪어야 했습니다.
YTN은 강제 이주 70년을 맞아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겪었던 눈물과 한의 현장을 찾아 보는 특별 기획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그 비극의 시작에서부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시련 등 고려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되 돌아봤습니다.
따뜻한 미소로 어머니 나라에서 온 손님을 반기는 최 나제주다 할머니.
스탈린의 강제이주 고려인 1세대입니다.
평생의 상처를 받았지만, 이제는 눈물조차 말라버렸습니다.
1937년 그해, 최 할머니의 부모님은 강제이주 기차에서 끌려나가 스탈린에 숙청당했고, 최 할머니는 피붙이 하나 없는 고아가 됐습니다.
부모님 얼굴은커녕, 태어난 날도, 정확한 나이도 모르고 살아온 70년 세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오롯이 혼자였고 누구한테도 위로받지 못했습니다.
역사 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러시아 사람으로 살아가려고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만큼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최 나제주다, 강제이주 고려인 1세대]
"사람이 고향을 한 번이라도 보자면 문제는 국경이 닫혔다는 것입니다. '너는 이 나라를 못 간다. 네 고향으로' 또 다른 때 가자면 돈이 없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 죽어가지…"
지금부터 꼭 70년 전, 영문도 모른 채 삶의 터전에서 내쫓긴 고려인들은 가족끼리, 이웃끼리 부둥켜안고 무려 6천 킬로미터를 이동했습니다.
고통의 40일을 견뎌냈지만, 황무지 같은 땅에 그보다 더한 지옥의 세월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려인들은 소,돼지 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았고, 어린이 가운데 60%가 넘게 숨졌습니다.
사망자만 만 명이 넘습니다.
모진 목숨, 살아남은 고려인들은 스탈린이 죽은 1953년까지 이사를 갈 수도 없었습니다.
[기자]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처음 정착한 이곳 우슈토베 언덕에는 강제이주로 희생된 고려인들의 묘비가 가득합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세월을 비켜간 고려인들의 무덤은 뼈아픈 과거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맨손으로 움막을 파고, 밤낮으로 농사를 지어 갈대밭을 곡창지대로 만들었지만, 평탄했던 한 세대가 지나자 시련은 다시 찾아왔습니다.
1991년, 구소련의 몰락으로 애써 다져놓은 기반을 잃었고, 고려인 동포 사회도 흔들렸습니다.
빈곤한 노인들, 민족을 잊은 젊은이들, 고려인 동포 사회의 세대 간, 계층 간 단절, 그리고 고려인을 온전한 재외동포로 받아들일 수 없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분단까지….
강제이주 70년, 현대사의 부침 속에서 고려인들은 홀로서기 위해, 단지 살아남기 위해 개인이 짊어지기에는 너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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