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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이스키 70년 역사 '아픔'과 '희망'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7-08 00:00:00조회693회
70년전 일본의 조국 강점 후 러시아 연해주에 정착했던 한인동포들은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아픈 역사를 안고서 살아가고 있다.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중앙아시아의 황무지에 내팽개쳐진 이들 17만여명의 삶을 화폭에 옮긴 특별전이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강제 이주 도중 1만1천여명이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사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까레이스키(고려인) 동포들은 척박한 황무지를 개간해 한국식 논농사를 정착시키며 성공적으로 뿌리내렸고, 2세대 한인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과 전통문화 교육을 통해 세대를 넘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라는 평가다.
올해는 고려인 동포들이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돼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 이번 전시회는 이를 기념해 역경속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고려인 작가를 초청, 그들의 작품을 통해 고려인의 삶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문화관광부가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 마련했다.
고 신순남, 안일, 신 이스크라, 김 블라디미르, 박 니콜라이, 신 스베틀라나 등 7인의 작가가 참여, 1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회는 강제이주 1세대에서 2,3세대까지의 작품을 한 자리에 소개함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들의 지난 세월과 현재의 모습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참여작가 중 강제이주 1세대인 고 신순남 화백과 안일 화백은 평생을 고려인의 참담했던 삶을 화폭에 담으며, 잔인한 과거를 예술로 승화시킨 주인공들. 물론 이런 아픔을 겪지 않은 2, 3세대 작가들의 작품이 지닌 매력도 크다.
과거보다는 현실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이들 세대는 희망을 먼저 말한다. 특히, 훌륭한 이론이나 기교보다 이들의 내면 깊숙이 감추어진 고통과 인내가 꽃피운 생명력은 2.3세대 작가들에게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여는 기반이 되고 있다.
고통속에서 새로운 고향을 건설하고, 고유한 문화의 뿌리를 일궈낸 고려인의 영광을 표현한 신 화백의 그림과 고려인들의 참담했던 이주역사와 이를 극복한 고려인 영웅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화폭에 옯겨놓은 안 화백의 그림 속에는 고려인의 아픔과 동시에 다가올 새로운 희망을 말하고 있다.
고려인 3세 작가로 고 신순남 화백의 손녀딸이기도 한 신 스베틀라나씨는 “강제이주 1세대의 참담했던 역사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역사였다”며 “이제는 예술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한국인과 고려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장에는 박리타 우즈벡방송국 PD의 다큐멘터리 ‘멀고 험난했던 길’이 수시로 상영되고 있으며, 1863년 시작된 러시아 한인이민의 역사와 1937년 강제이주 후 한인들의 삶의 발자취가 그대로 담겨진 사진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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