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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락 우리 춤에 '찬사'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6-07-09 00:00:00조회511회

<김석원 교수의 키예프 통신>(4)우리 가락 우리 춤에 `찬사`

(::800명수용 공연장 만원··· 문화교류 가능성 보여::) 매년 5월 마지막주 일요일은 키예프의 날이다. 키예프의 상징 나무인 밤나무 꽃이 만개하고 거리 거리 아카시아 향기가 날리는 키예프에는 세계 각국 축하 사절단의 예술 공연이 여러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키예프 사람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공연은 단연 ‘한국의 음악과 춤의 세계’라고 제목 붙인 우리나라 예술 공연이였다. 800명을 수용하는 키예프 오페라하우스는 공연 전부터 만원이었으며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우리 가락에 심취했다.

이성주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키예프 날을 축하하며 한국 예술의 향기를 맘껏 호흡하시기 바란다”고 했으며 우크라이나 문화부 차관은 “양국의 문화교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3번째인 한국전통예술단의 공연은 경제적인 면에 치우쳐 있는 양국의 교류를 한걸음 발전시켜 문화 교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무대의 불이 꺼지고 그윽한 가야금 소리가 끊어질듯 이어진다. 갑자기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 속으로 빠지며 조명은 세 명의 가야금 연주자를 비춘다.

이어지는 가야금 소리는 우리 음악을 처음 듣는 교포나 우크라이나 사람이나 모두를 숙연하게 만든다. 키예프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이나 사업가나 고려인들은 가야금 소리에 젖어 고국을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을 그렸을 것이다.

이어지는 판소리 춘향가, 추천무, 신나는 북 소리, 가슴을 아련하게 하는 해금독주….

공연의 절정은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였다. “도부리 베체르”(안녕하십니까?)로 인사를 한 그는 자신의 노래와 흘러간 옛가요를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무대 양쪽 화면에 우크라이나어와 영어 자막으로 노랫말을 내보내 우크라이나 사람과 외국인들도 한마음으로 호흡할 수 있게 한 기획은 좋은 배려였다.

마지막에 모든 출연자가 아리랑을 합창할 때 무대에서 멀리 떨어져 숨죽여 보던 교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수건을 꺼내는 모습이 보였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아리랑을 부르며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 극동 지방으로 넘어 갔고, 아리랑을 부르며 춥고 거친 땅을 일구었고,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극동에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허허벌판에 버려졌던 고려인 교포들은 스탈린 사후 멀리 발트해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약 50만명 이상이 흩어졌고, 그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땅으로 왔다.

가장 근면하고, 가장 교육열이 높으며, 가장 출세한 사람이 많고 대학 진학률이 높은 소수민족으로, 우크라이나에 있는 100여 소수민족 중 2만명 넘는 고려인 교포들은 여러면에서 경이의 대상이다. 비록 국적은 우크라이나이지만 그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아리랑 같은 우리의 가락과 춤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콘스탄틴 심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