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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역사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6-07-09 00:00:00조회516회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역사 / 스탈린시대 100여개 소수민족 수난 / 히틀러 침공으로 160만 독일인 재앙

[한겨레]2006-02-14 01판 22면 938자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역사는 고려인들만 겪은 비극은 아니었다. 현재 이 지역이 100개 이상의 민족이 뒤섞여 사는 세계 최대의 민족전시장이 된 것은 1930~40년대 소련 독재자 스탈린의 잔혹한 소수민족 정책에서 비롯된 바 크다. 러시아 지역에 살던 숱한 소수민족들을 간첩, 반혁명 세력의 누명을 씌워 소련연방의 변두리인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내쫓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고난을 겪은 민족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서유럽의 핵심 국가로 자리잡은 독일의 이주민들이 꼽힌다. 독일인들은 18세기 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 때부터 러시아 볼가강 유역으로 옮겨와 살았다. 그러나 1941년 히틀러의 나치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하면서부터 재앙이 시작되었다. 당장 독일인 자치공화국인 볼가공화국이 해체되었고, 무려 160만여명이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중앙아시아, 시베리아로 쫓겨간다. 추방된 독일인 중에는 독일군 전쟁포로들도 상당수 끼어 있었다고 한다. 스탈린은 아울러 독일군이 점령했던 크리미아, 카프카스 지역에 살던 체첸, 잉구슈, 타타르족 등 투르크계 민족들도 부역 누명을 씌워 중앙아시아로 대거 추방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인을 비롯한 다른 소수민족들은 고려인들 이상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소수민족은 고려인처럼 카자흐, 우즈베크, 키르기스스탄 등에 정착했다. 90년대 옛 소련 해체 뒤 일부는 원래 거주지로 돌아갔지만, 상당수는 현지에서 여전히 민족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는 지금도 50만 이상의 독일인들이 산다. 타타르인이나 메스헤티아인 등 카프카스 출신의 소수민족들과 유대인, 심지어 집시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립한 뒤 현지 원주민들 사이에 민족주의 바람이 거세어지고, 자치권 확보운동도 벽에 부닥친 상태여서 소수이민족들의 정치적 장래는 여전히 밝지 않은 편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