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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3세… 중앙亞 한민족 수난사 그려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9-07-09 00:00:00조회529회

중앙아시아 거주 한민족의 수난사를 그림에 담아 영국 BBC로부터 ‘아시아의 피카소’라는 극찬을 받은 고려인 3세 화가 신순남(申順南) 화백이 별세했다. 향년 78세.

주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타슈켄트의 예술인 마을에 거주하던 신 화백은 18일 오전 9시 자택에서 노환으로 눈을 감았으며, 20일 오전에는 미망인과 아들 3명 등 유족과, 문하영 대사 등 대사관 및 고려인협회 관계자, 쿠리예프 우즈베크 예술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치러졌다. 우즈베키스탄 공훈미술가인 고인은 타슈켄트 시내 칠란자르 묘역에 묻혔다.

연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할머니와 함께 이주 열차에 올랐다. 그곳에서 우즈베키스탄 벤코프 미술학교와 아스트로브스키 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미술 교사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로 내몰린 고려인의 아픈 유민사를 주로 그렸다. 이 과정에서 옛 소련 정부의 감시를 받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사겠다는 사람도 많았지만, 민족의 아픔을 담은 그림을 팔 수 없다며 번번이 거절했다.

대표작 ‘레퀴엠’은 가로 44m, 세로 3m의 거대한 연작으로 고인이 1960년대에 구상해 1986년부터 90년까지 5년에 걸쳐 완성했다. 97년에 한국에 기증됐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레퀴엠’에는 사람의 얼굴이 없는데 고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노예였다. 노예에겐 이름도, 민족도 없다. 그래서 얼굴을 그려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아’ ‘애도’ ‘할머니와 손녀’ ‘검은 태양에 대한 한국의 노래’ ‘부채춤’ ‘여인의 절규’ 등 주요 작품도 모두 한민족의 모습을 담았다.

김소영 감독의 ‘하늘색 고향’(2000)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오면서 고인은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영화 촬영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신 화백과 4년 간 함께 생활했다.

97년에는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분야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는데 해외거주 동포 화가로는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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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순남 화백의 '레퀴엠-한민족 유민사' 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