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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입양온 `한국 소녀'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7-09-18 00:00:00조회8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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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12살때인 2001년 러시아에서 입양 와서 러시아어 통역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장수인(18.전남여고2년)양.

 

러시아어 통역사 돼 한국인 돕고 싶어요"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외국인인 줄 알고 영어로 말을 거는 사람에게 `그냥 한국말로 하세요'라고 말하면 다들 당황해요. 그 모습이 오히려 재미있어요"
광주 동구에 있는 전남여고 2학년 장수인(18) 양에게는 `나스자 바스카에바'라는 러시아 이름이 하나 더 있다.

12살 때인 2001년 러시아 카프카스에서 한국으로 입양온 장양은 남에게 털어놓기 힘들 법도 한 자신의 과거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러시아어 통역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1남1녀를 키우던 장양의 한국 부모는 아들을 러시아로 유학보낸 차에 아이를 한 명 더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마침 6남매를 어렵게 키우던 장양의 러시아 가족사정을 현지 목사로부터 전해듣고 그를 한국으로 데려와 입양하게 됐다.

한국행이 여행인 줄 알았다가 러시아 어머니로부터 입양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도 받았다는 장양은 "누구나 해외로 입양 가면 너무도 다르고 외로운 환경에 적응하는게 힘들겠지만 먼 미래를 보고 목표를 정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나도 김치는 커녕 김밥도 못 먹었지만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더니 차츰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급우들 사이에 `상담가'로 통할 만큼 인기가 좋은 장양의 적응비결은 빠른 언어습득이었다.

장양은 한국 친구들이 서로 장난 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 한국에 온지 6개월 만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이제는 `토박이'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 말에 능숙하다.

이국적인 얼굴에 교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장양은 "영어로 말을 거는 사람에게 `그냥 한국말로 하세요'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당황해 하면서도 금새 친근감을 표한다"며 전혀 게의치 않는 표정이다.

장양이 밝게 성장하는 데는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살고 있는 부모도 큰 힘이 됐다.

장양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매일 오후 10시 수업이 끝나면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들러 일을 돕고, 사업을 하는 아버지에게 애교를 아끼지 않는 사랑스러운 `막내 딸'이며 자주 만날 수 없는 러시아의 부모에게는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 안부를 전한다.

장양은 "양쪽 부모에게 효도를 하면 양쪽 모두 질투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부모는 한국 부모에게 잘 하라고 말씀하시고, 한국 부모는 한국에 있어도 모국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 해 주시는 좋은 엄마, 아빠"라고 말했다.

   정작 장양의 고민은 공부를 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수학이다.

장양은 "노력을 하는데도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힘들다"며 "대학을 졸업한 뒤 훌륭한 러시아어 통역사가 돼서 러시아의 부모를 한국에서 모시고, 외국에서 차별받는 한국인을 위한 활동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