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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칼팍스탄주의 코이콤병원 고려인 한의사

작성자최고관리자작성일2006-07-09 00:00:00조회503회

지난달 20일 오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서쪽 1300km 떨어진 사막지대에 위치한 카르칼팍스탄주의 코이콤병원.
카레이스키(고려인) 한의사 박 안드레이(41) 원장은 능숙한 솜씨로 침을 들었다.
무릎과 손가락이 아프다는 류머티즘 환자 알리예바 굴리스타(50)씨는 “태어나서 병원에 처음 온다”며 진료실 내부가 신기한 듯 눈동자를 굴린다.
벌의 독을 추출해 만든 약침이 무릎 피부를 꿰뚫자 “으으음” 신음 소리를 내지만 굴리스타씨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치료가 끝나고 두툼한 약 봉지를 받아가는 그는 “볼쇼이 스파시바”(매우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이어 박 원장은 3개월 전 허리를 삐끗한 뒤 걷기조차 힘들어졌다는 베기모바 아이술루(여·55)씨, 만성 두통을 호소하는 쿨루세바 노디라(여·53)씨, 벽돌을 나르다 발목을 다친 도리바예브 아크람(19)군을 차례로 치료했다.
오전에만 20여명의 환자를 본 뒤에야 그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았다.
고려인 의사 박 안드레이 원장은 2001년 한국국제협력단이 설립, 기증한 무료 한방병원의초대 원장이자 첫 현지인 한의사로 부임해 지금까지 3000여명을 진료하며, 주민들로부터 “우리들의 수호신”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다.
박 원장은 고려인 3세.
할아버지가 193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려 이곳으로 강제 이주됐다고 했다.
원래 그는 ‘양방’ 의사였다.
의대를 졸업하고 12년간 소아과 병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4년 전 의료봉사를 나온 한의사들을 만나면서 운명은 갈렸다.
박 원장은 “양방의학과 달리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인간의 자연 치유력과 저항력을 높여주는 한의학의 매력에 끌렸다”고 했다.
의료봉사단이 보내주는 한의학 서적과 의료기기로 ‘독학’을 하는 박 원장은 1년에 두세 차례 병원을 방문해 신치료기술 등을 전수해 주는 한국 한의사들을 손꼽아 기다린다.
박 원장은 이날 카르칼팍스탄을 찾은 금성연(34·서울 대치동 구산한의원) 원장으로부터 요통환자 통증 완화법과 오십견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약침 놓는 법 등을 배웠다.
그동안 세 차례 이 병원에 왔던 금 원장은 “열악한 시설 속에서도 한 가지 의술이라도 더 익히려는 박 원장의 열정에 고개가 숙여진다”고 했다.
박 원장은 그의 할아버지 세대가 사막에 벼농사를 보급해 고려인의 총명함을 알렸던 것처럼, 의술로 한민족의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었다.
카르칼팍스탄(우즈베키스탄)=강훈기자 (조선일보)